
창밖의 아침
기차가 터널을 빠져나오자 창밖이 갑자기 밝아졌다. 객차 안은 아직 어둑했고, 그녀의 무릎 위에 놓인 커피컵에서는 가느다란 김이 올랐다. 젖은 플랫폼에 내려서니 비가 갓 그친 냄새가 났다. 아스팔트 위로 아침 햇살이 얇게 번져 있었다. 낯선 거리의 간판들은 아직 불을 끄지 않았고, 문을 여는 빵집에서 따뜻한 공기가 흘러나왔다. 그녀는 일부러 천천히 걸었다.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듯, 아니면 서두르면 이 풍경이 곧 사라질 것 같아서. 구둣발이 젖은 보도를 밟을 때마다 낮은 소리가 났다. 골목 끝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햇빛을 등지고 앉아 있었다.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고양이도 그녀를 보았다. 둘 다 움직이지 않았다. 아침이었다. 도착한 곳은 아직 낯설고, 그 낯섦이 천천히 그녀의 어깨에 내려앉고 있었다. 고양이가 몸을 털고 일어나 골목 안으로 사라졌다.
골목 끝에서 사라진 고양이를 보고 있노라면, 어제 저녁 퇴근길에 본 노점상의 고양이가 생각납니다. 그 고양이는 서류 가방 위에 앉아 아무도 쳐다보지 않았지요. 고개를 돌려 다시 보니 이미 가게 안으로 들어가고 없었습니다. 비 갠 아침 거리의 그 낯선 평온함이, 우리 골목의 익숙한 저녁과 겹쳐 보입니다.
그 고양이가 가게 안으로 들어간 뒤에도 노점 위엔 그가 앉아 있던 자리만 남아 있었고, 아침 햇살은 그 자리를 비운 채 지나갔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