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침의 계산

창밖이 희뿌옇게 밝아오는 걸 보고 잠에서 깼다. 이곳에 온 첫 아침이었다. 커튼 사이로 보이는 건물들의 지붕은 낯선 색이었고, 방 안의 공기는 약간 축축했다. 시장 골목으로 나가자 생선 굽는 냄새와 먼지 섞인 아침 공기가 뒤섞였다. 노점 앞에 서서 계산을 하는데, 잔돈을 받아 든 손에서 동전 한 닢이 바닥으로 굴렀다. 이국의 동전은 소리가 달랐다. 주인이 주워 건네며 무슨 말을 했지만 알아듣지 못했다. 웃어 보이며 고개를 숙였고, 그도 시큰둥하게 고개만 끄덕였다. 밥을 먹고 나서야 식당 입구에 붙은 메뉴판 가격을 제대로 보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가격표는 달러로 표시되어 있었고, 방금 내가 계산한 방식은 집에서 쓰던 것이었다. 이상하게 웃음이 나왔다. 계산은 이미 끝났고, 영수증은 가방 안에 접혀 있다. 아침 햇살이 골목 바닥에 길게 드리워졌다. 그늘과 빛의 경계에서 한동안 서성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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