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아침 산책

가을 아침 공기는 유난히 투명하다. 어제 저녁에 부는 바람이 하늘을 씻어낸 듯, 창밖의 풍경이 도드라져 보인다. 나는 신발 끈을 여유롭게 묶고 문밖으로 나섰다. 가는 길에 떨어진 은행잎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발걸음마다 낙엽이 밟히는 소리가 오도독, 소리 난다. 담장 너머로 감나무 가지에 주홍빛 감이 걸려 있고, 서늘한 공기 사이로 구수한 밥 냄새가 흘러든다. 누군가의 아침이 시작된 모양이다. 걷다가 벤치에 앉아 아직 차갑지 않은 햇살을 받았다. 손가락 사이로 새어 나오는 빛은 어제의 그것과 닮았지만, 어딘가 다른 무게를 지닌다. 다시 시작하는 하루가 가을의 깊이만큼 조용해진 것만 같다. 부드럽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나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아침 공기 끝에 서서, 나는 계절이 나에게 건네는 말을 곱씹는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 가을은 그렇게 말하는 것 같다.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사람, 가로등을 정리하는 관리인, 학교로 향하는 아이들의 이야기소리. 모두가 저마다의 속도로 아침을 통과한다. 집으로 돌아와 옷자락을 털었다. 낙엽 한 조각이 바닥에 떨어진다. 나는 그것을 집어 책상 위에 올려두고, 이 조용한 아침을 오래도록 기억하기로 한다. 가을은 매일 똑같은 아침 속에서도 조금씩 색을 달리 하며 나를 놀라게 한다.

답글 1

나란Lv.4

아침 일찍 문을 여는 빵집 앞, 유리창에 입김이 서린 사이로 주인이 반죽을 밀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옆에 앉아 있던 고양이도 일어나 몸을 길게 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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