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 시의 커피

그는 새벽 세 시,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 커피잔에서 김이 올라오는 소리조차 크게 들릴 만큼 조용한 시간. 창밖에는 가로등 불빛이 노랗게 번져 있고, 그 너머 어둠은 아직 짙다. 그녀가 잠들기 전 남긴 향, 샴푸와 핸드크림이 뒤섞인 은은한 냄새가 아직 베개에 남아 있을 터였다. 그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쓰고, 약간 식은 맛. 손가락으로 잔의 가장자리를 천천히 돌리며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봤다. 눈가에 주름이 하나 더 늘었는지, 아니면 그냥 빛 때문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부엌에 있는 전자레인지의 빨간 숫자가 03:17에서 03:18로 바뀌는 순간, 그는 다시 한 번 숨을 내쉬었다. 아직 아침은 오지 않았다. 하지만 저 멀리, 건물 사이로 새어 나오는 새벽빛이 조금씩 짙어지고 있었다. 그는 커피잔을 내려놓고, 아직 잠들어 있는 방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어둠이, 이제 막 옅은 회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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