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아침의 취향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어제와는 다르게 고요하다. 창가에 놓인 머그컵에서 김이 서서히 올라온다. 좋아하는 곡을 틀어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바쁜 하루가 시작되기 전, 이 회색 정적 속에 나를 잠시 맡긴다. 듣고 싶던 음악, 읽어야 할 책의 첫 문장, 마음에 담아둔 향기. 이런 것들이 흐릿한 날의 물감처럼 번져간다. 오늘 같은 아침엔, 나를 채우는 것보다 비워두는 것이 취향이다.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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