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골목의 낮

이방인은 골목 입구에 서 있었다.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발바닥을 훈훈하게 감쌌다. 벽 너머에선 낯선 언어가 흘러나왔다. 창문에 걸린 빨간 옷감이 바람에 나부꼈다. 그는 손을 들어 이마에 얹고, 햇빛을 가렸다. 길고양이 한 마리가 벽 위에 앉아 그를 바라봤다. 고양이는 눈을 깜빡이고는 반대편 지붕으로 사라졌다. 골목 끝에서 빨래 냄새와 섞인 국물 냄새가 바람을 타고 왔다. 그는 그 냄새를 따라가볼까, 아니면 이 자리에 조금 더 서 있을까. 둘 다 괜찮은 선택처럼 느껴졌다. 그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았다. 바람만이 골목을 통과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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