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의 온도
알람은 여전히 6시 20분을 울린다. 잠에서 깬 시간은 어제와 같고, 어제와 같은 얼굴이 거울에 비친다. 창밖은 회색 하늘, 아직 해는 뜨지 않았지만 어스름한 빛이 깔려 있다. 식탁 위 커피는 어느새 미지근해졌다. 한 모금 마시고 가방을 챙긴다. 엘리베이터 앞에 선 두 사람은 서로를 보지 않는다.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는 길, 벚꽃잎이 바람에 떨어진다. 계절이 반복되는 것처럼 출근도 반복되지만, 오늘은 공기의 냄새가 어제와 다르다. 버스에 앉아 창밖을 보니 아침 햇살이 비스듬히 들어온다. 손가락으로 유리창에 서리를 그렸다가 지운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뭔가 시작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런 기분을 믿지 않아도 출근길은 계속된다. 하지만 오늘은 그냥,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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